[건의문] UAE에 고립되었던 사람으로서 대사관과 한인회에 드리는 글
✍ 나수영
🕒 2026-03-08 01: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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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의문] UAE에 고립되었던 사람으로서 대사관과 한인회에 드리는 글
안녕하세요. 저는 이번 일 때문에 UAE에 갇혀서 매일 불안해하고 스트레스받다가, 겨우 3월 6일 새벽 에미레이트(EK) 항공편을 타고 한국으로 돌아온 단기 체류자입니다. 대사관이나 한인회 분들이 고생하시는 건 알지만, 저희같이 짧게 온 사람들이 느꼈던 막막함과 너무 아쉬웠던 대처들에 대해 꼭 말씀드리고 싶어서 이 글을 씁니다.
단기 체류자들한테 한인회 사이트랑 게시판은 위기 상황에서 진짜 유일하게 기댈 수 있는 소통 창구예요. 그런데 거기에는 일방적인 공지만 띡 있고, 진짜 갇혀 있는 사람들한테 당장 필요한 정확한 정보는 하나도 없었어요.
제일 화가 났던 건, 사람들 절박한 마음을 이용해서 사기 치려는 이상한 업체들 광고가 게시판에 그대로 남아있었다는 거예요. 그것 때문에 여행객들이 엄청 헷갈리고 피해를 봤거든요. 대사관이랑 한인회는 이런 글이 올라오면 최소한 '사기일 수 있으니 조심하세요'라고 댓글을 달거나 글을 안 보이게 지워서 우리나라 사람들을 지켜주셨어야 하는 거 아닌가요?
그리고 소통한다고 오픈 채팅방을 만드셨다는데, 그거 어떻게 들어가는지 모르는 사람들도 많아요. 그러면 최소한 한인회 게시판에 채팅방에서 나온 중요한 정보들이라도 빨리빨리 요약해서 올려주셨어야죠. 정보가 하도 없으니까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멀리 오만까지 육로로 넘어가서 출국하려다가, 비행기나 환승 문제 때문에 고생만 엄청 하고 다시 두바이로 쫓겨온 사람들도 있습니다.
3월 8일에 에티하드 항공이 전세기를 띄운다고는 했지만, 그전까지 저희는 '나 혼자 알아서 탈출해야 돼'라는 생각에 시달렸어요. 하루 종일 공항 문 열었나 찾아보고, 항공사 사이트만 새로고침 하면서 진짜 피 말리는 시간을 보냈습니다.
솔직히 우리나라 비행기인 대한항공의 태도는 너무 실망스러워요. 지금 두바이 공항에는 다른 나라 비행기들이 자기 나라 사람들 데려가려고 계속 오고 있거든요. 근데 대한항공은 '두바이 공항 사정'이라는 핑계로 자기들 비행기는 계속 안 띄우면서, 에미레이트 항공이랑 같이 파는 공동운항 티켓은 계속 팔고 있더라고요.
결국 자기들 비행기 띄우면 돈 손해 볼까 봐 계산하면서 공동운항으로 돈만 벌겠다는 거잖아요. 진짜 위험에 처한 우리나라 사람들의 안전보다 회사 이익을 먼저 생각하는 걸 보니까, 나중에 항공사가 하나로 합쳐지면 얼마나 자기들 마음대로 할지 벌써부터 뻔히 보여서 씁쓸합니다.
외국에 갇혔을 때 제일 먼저 믿고 의지할 곳은 대사관, 한인회, 그리고 우리나라 항공사밖에 없잖아요. 그런데 이번 일에서 보여주신 소통 안 되는 모습과 방관하는 태도는 정말 너무 속상합니다. 아직 못 돌아오고 남아있는 분들이 무사히 한국에 올 수 있도록, 제발 책임감 있게 제대로 된 조치를 취해주시길 강력하게 부탁드립니다.